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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화책, 그림책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내가 함께 있을게 - 볼프 에를브루흐

 

 

글, 그림 : 볼프 에를브루흐 

옮김 : 김경연

출판사 : 웅진 주니어

값 : 9,500원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그림책 중 하나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일 것이다.

그 책의 작가

볼프 에를브루흐의 또 다른 그림책이다.

 

'내가 함께 있을게' 라는 스윗한 제목과 덩그러니 있는 오리를 보고

아마 외로운 오리는 누군가 따뜻한 손길을 받아들이는, 따뜻한 그림책인줄 알았다.ㅎㅎ

 

하지만

다 덮고나면 머리가 멍해진다. '내가 뭘 본거지..?'

굉장히 철학적이였다.

내가 이런 철학적인 그림책을 리뷰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표지에도 나오는 오리!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온몸이 굳은 듯 꼿꼿이 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오리는 얼마 전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누군가 따라다니는 느낌!

 

 

죽음이 따라다니고 있었다. 

해골 그림도 그렇고

'나는 죽음이야'라고 소개하는데 이 부분이 너무 무서웠다.

아이들이 주로 보는 그림책인데, 너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거 아닌가?
밝고 귀여운 그림책들만 봤지, 죽음에 대한 그림책은 처음 봐서 그런지 적응이 안되기도 했다.

 

죽음 이는 큰 옷을 입고 있고, 자줏빛 튤립을 숨기고 있었다.

 

 

 

오리는 죽음과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오리가 물어보는 건 척척 대답해주는 죽음이.

숨기고만 있던 튤립은 조금씩 보여주는 듯하다.

죽음 이는 친절하게 미소도 짓는다.

둘은 친구가 된다.

이 와중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처음 들어보는 표현ㅋㅋ 너무 귀엽다 

오소소~

 

오리는 먼저 죽음이에게 연못을 가자고 제안한다.

죽음이가 연못을 겁내 하다니.

오리와 우리는 연못보다 죽음이 더 두려운데 말이다.

 

죽음이는 연못을 싫어하지만, 같이 가준다.
둘은 친구!

 

 

'오리야! 너 죽고 싶니? 죽음 이를 왜 따뜻하게 해 주니..?'

오리는 죽음이 더 이상 무섭지 않나 보다. 따뜻하게 안아준다.

이 부분에서 오리 죽었나 긴장하면서 봄..

 

다행히 오리는 죽지 않고,

오리는 죽음과 함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사후세계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오리도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나 보다.

 

죽음도 죽음에 대해서 얘기하기 쉽지 않은걸 보면

죽음은 참 어려운 주제다.

 

 

죽음은 오리의 깃털을 쓰다듬어주고 매끄럽게 펴준뒤,

물 위에 띄워주었다.

슬퍼보이는 죽음이

 

 

오리 앞에 놓여있는 마지막 선물. 자줏빛 튤립.

죽음은 오리를 기다려준 것이다.

 

꽃말을 찾아보니  영원한 사랑이었다.

 

작가님 혹시 꽃말 찾아보시고 자줏빛 튤립으로 하신 건가요..... 천재

 

 

 

 

강물에는 더 이상 오리가 보이지 않는다.

죽음은 바라만 보고 있다.

“그동안 죽 나는 네 곁에 있었어.” 우리는 정작 모르고 있었지만,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오는 동안 늘 나와 함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영원한 삶을 살 것처럼 죽음을 잊고 산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으면 삶도 있는 것이다.

결국 삶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죽음은 생명과 마찬가지로 우리 삶의 한 부분이다.

삶은 죽음까지, 그 모든 것을 포함하는 과정이므로,

내가 지금 여기 살아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순간 다가올 죽음 역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죽음은 슬프지만 그것 또한 삶이라는 것이다.

죽음이 있기에 삶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자고 교훈을 준다.

 

죽음이라는 걸 무거운 주제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잘 이야기한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읽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